LIM Myung Jae 임명재
넘치는 이미지 앞에 떠도는 예술
현실과 가상 그리고 fake에 이르기까지 온갖 이미지들로 촘촘히 채워진 지구촌의 한가운데 살고있는 현인류는 그가 속해있는 생태계마저도 위기를 넘어서서 존폐가 달린 초긴장의 시점에 도달하게 했다. 한편 어떤 형태로든 거래가 가능한 디지털화한 세계시장에서는 다양한 형태로 예술상품을 포장, 거래하고 작가에게는 더많은 창작의 동력을 제공하는데 성공하고 있는 듯이 보인다. 그러나 만약 ‘’지금의 예술계는 온통 거대자본과 상업주의에 의해 떠받쳐지고 있다‘’라는 점을 고려하면서 미래의 다른 패러다임의 사회에서 이 시대의 미술은 어떻게 읽힐까를 상상해본다면 ? 예상밖의 결과가 나오진 않을까 ? 예술가 개인의 차별성만을 부각하려는 시장주의안에서는 실존적, 역사적 사건을 바라보는 예술가들의 문제의식에 따른 창작은 점점 위축되어 간다고 말하고 싶다.
이런 점에 근거하여 모두에게 큰 트라우마로 남게 될 사건들의 목록을 미술언어로 기록해보는 것이 현재의 탐구내용이다. 때때로 그림속의 형태를 둘러싸고 있는 가는 선들은 생체의 자가보전성을 연상시키려 했고 굵직한 크레용선들의 묶임은 빠져나가지 못할 상황에 갖힌 카오스상태에 대한 감정이입적인 제스처이다. 타원형의 구체는 고립된 유기체 또는 지구라는 생태계를 연상하며 그려졌고 형태적으로 랜덤한 반동을 일으키는 럭비공과 같은 바이러스의 전염성을 드러내기도 한다. ….